당신의 심장을 나에게
당신과 재회했다. 이별은 헤어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래 살게 되는 병에 걸리게 한다. 내 기억은 당신에게 헤프다. 어쩌면 이리도 다정한 독신을 견딜 수 있었을까. 세상에는 틀린 말이 한 마디도 없다. 당신의 기억이 퇴적된 검은 지층이 내 안에 암처럼 도사리고 있다. 어떤 망각에 이르러서는 침묵이 극진하다. 당신은 늘 녹슨 동전을 빨고 우는 것 같았다. 손이 잘린 수화(受話)를 안다. 우리는 악수를 손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추상의 무덤에서 파낸 당신의 심장을 냇가에 가져가 씻는다. 누가 버린 목어(木魚)를 주웠다. 살덩어리가 단단해서 더 비렸다. 속마음을 다 드러내면 저토록 비리게 굳어버린다면, 당신의 이야기. 이따금씩 부화하는 짐승의 말. 지금 쉬운 것은 훗날에는 아쉬운 것이다. 버린다고 버려지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