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허연,목요일

2014. 11. 19. 10:27









람들 틈에 끼인


살아 본 적 없는 생을 걷어 내고 싶었다.


모든 게 잘 보이게


다시 없이 선명하게


난 오늘 공중전화통을 붙잡고


모든 걸 다 고백한다.


죽이고 싶었고


사랑했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는


성경 구절에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


죽이 끓든 밥이 끓든


나는 변하지 못했고


또 목요일.


형상이 없으면 그림이 아니야.


따귀 한 대에 침 한 번씩 뱉고 밤을 새우면


신을 만날 줄 알았지.


그림 같은 건


잊은지 오래라는 녀석들 몇 명과


그들의 자존심과


그들의 투항과


술을 마신다.


그 중에 내가 있다.


오늘은 목요일.


결국 오늘도


꿈이 피를 말린다.


그 꿈이 나한테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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