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꼭 만나기로 해요

 

  우리 닮은 친구들이 뿔뿔이

  집으로 돌아가면

  아주 단순해진 얼굴로

  창문을 열기로 해요

 

  죽음힘을 다해 초록을 내뿜는 나무처럼

  점점 얇아지기로 해요

 

  황혼이었던 사람과

  바다로 떠난 사람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금요일은

  온통 귀뿐이에요

 

  흘러나갔던 친구들이 한 명씩 귓속으로 쏟아지는 이 시끄러운

  밤은

  주름투성이 커튼에 휘감겨 숨을 거두는 고양이처럼

  아주 조금 울고 싶어요

 

  숨은그림찾기는 그만 하기로 해요

   

  여름이 여름을 향해 뒷걸음질치고

  이내 지겨워진 나무들이 이파리를 뚝뚝 떨구는

  너무나 환한 아침

 

  우린 가장 아름다운 정오가 되어

  다신 나타나지 말기로 해요

 

  어제 말고 오늘 말고 내일은

  꼭 사라지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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