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내겐 지금 높새바람같이는 잘 걷지 못하는 몸이 하나 있고, 

높새바랑같이는 살아지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고 

문질러도 피 하나 흐르지않는 생이 하나 있네 

이것은 재가 되어가는 파국의용사들 

여전히 전장에 버려진 짐승 같은 진심들 

당신은 끝내 치유되지 않고 

내 안에서 꼿꼿이 죽어가지만, 

나는 넝마를 두르고 앉아 생각하네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