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리다너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연못 위의 개구리만큼 작고해변의 갈매기처럼 낡고동굴 속 부싯돌처럼 캄캄하다 나는 본다이슬 위에 맺힌 이슬어둠 아래 깔린 어둠을나는 잡는다줄줄 흘러내리는 것스르르 빠져나가는 것들을 나는 웃는다돌부리들이 농담을 건네서지렁이의 허리가 꿈틀거리니까온갖 아픔이 저토록 어설픈 모습이라서가끔은 운다어떤 사람의 발이 젖어 있어서함부로 친 펜스가 비구름 색이고죽은 고양이의 발바닥이 분홍색이라서 나는 안다부서진 식탁에서 밥 먹는 법을뺏긴 이불의 따스함과빛을 잃은 사람의 눈 속에어떻게 다른 빛이 생겨나는지를다만, 모른다너의 목록이 얼마나 다양한지너의 이마가 얼마나 번쩍이는지너의 어깨가 얼마나 단단하고너의 가죽이 얼마나 두툼한지는 나는 느낀다날아간 새의 날갯짓과시든 꽃의 향기를나는 사랑한다..